벤쿠버의 신기한 점들 오늘의 일기


1. 버스가 안 다니던 스카이트레인(이라고 쓰고 지하철이라고 읽는다)이 멈추건 이 사람들은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거 같다. 며칠 전엔 스카이트레인이 안 다녀서 아예 아침에 지하철역이 굳게 닫혀 있었다는데, 어제는 Davie street 가는 6번 버스가 평소와는 다른 경로로 다녀서 돌아가서 타야했다. 우리 나라 같으면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거나 버스 노선이 문제가 생기면 당근 사람들이 난리난리 치고 뉴스에도 날텐데 여기는 안 그런다. 뉴스에 등장하지 않는 건 당연하고, 사람들 역시 손으로 직직 쓴 안내문을 보고는 그냥 다른 방법으로 갈 길을 간다.  화가 안 날까?

2. 주류 판매점에서 정말 다양한 술을 파는 건 좋지만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정말 맘 먹지 않으면 술을 먹고 싶어도 물만 마셔야 할 경우가 꽤 있다. 물론 한 번 간 김에 왕창 술을 사 놓으면 되긴 하지만 사람이 계획적으로만 술을 먹는 건 아니잖아. 가끔 그냥 딱 맥주 한 캔만 마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주변에 주류 판매점이 없을 땐 서글퍼진다. 내 맘대로 술도 못 먹나, 하고. 게다가 여기 큰 마트에 가면 정말 맛있는 감자칩들이 질소 없이 꽉꽉 들어차 있단 말이지.

3. 레깅스 천국. 한국은 하의 실종이라는데 여기도 별 다를 바는 없다. 다만 상의가 우리나라 티셔츠보다 짧다. 그 상황에서 레깅스를 입으니 처음에는 보는 사람이 다 민망했었다. 여름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겨울이 되어도 별 다른 차이는 없다. 겨우 엉덩이를 반 덥는 윗도리를 입고 그냥 레깅스에 부츠면 끝. 예전에 린지 로한이 그렇게 입고 다니는 걸 보면서 "쟤 패션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벤쿠버 시내에서는 그 패션이 하나도 신기할 게 없다. 나도 나름 여기 온지 6개월이 다 되어가긴 하지만 여전히 따라할 수는 없는 패션.

4. 이번에 <팀 홀튼>에서 일하면서 느낀건데 여긴 정말 당당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또 들어준다. 커피에 베이글 정도 주문하면서도 자신이 먹고 싶은 걸 구체적으로 주문한다. 예를 들어 "베리베리 스무디에 요거트 빼고 대신 우유 넣어주세요."라거나 "XL 커피에 스위트너(설탕이 아니다) 2개 반에 크림 2개 넣어주세요."라거나. 난 한국에서도 참 착한(?) 소비자라 주는대로 먹곤 했는데 여기서는 얄짤 없다. 베이글을 얼마나 구워달라거나, 받은 스낵랩이 미지근하다며 딱 20초만 전자렌지에 돌려달라는 사람들을 보면 '서비스'가 뭔지 조금은 알 거 같다.



덧글

  • 야미 2011/12/30 12:15 # 답글

    1. 캐나다 얘기는 아닌 것 같았지만 미국이었던가 프랑스였던가에서 strike가 정말 빈번하대요
    교통수단도 툭하면 파업으로 운행 중단. 그런데 시민들은 아무 불평하지 않는게 자신들의 권리가 소중한만큼 노동자로서 권리를 찾고자 하는 움직임도 존중한다 뭐 이런 글을 읽었었어요~
    왜 운행중단이 잦은지 어떤 맥락으로 밴쿠버 시민분들도 받아들이시는진 모르겠지만 운행이 순조롭게 이뤄져서 그린무비님 추운 곳에서 불편함 없이 다니셨음 좋겠어요ㅠ


    3. 저 레깅스에 빠졌어요~레깅스를 바지처럼 입는 건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거 같고 치마 레깅스에 정말 푹! 빠졌어요~레깅스에 붙은 치마의 길이도 재질도 각가지고 가격도 착하고 하니 여러벌 쟁여놓고 이번 겨울엔 하의 걱정 없이 살아용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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